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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2
작업에 관한 몇 마디


최근 해 오고 있는 프로젝트에서는 웨어러블 디자인의 심미적, 개념적인 요소를 시작으로 어떻게 우리의 신체가 기술과 상호작용하는지, 어떻게 우리의 몸 이미지와 신체 정보가 게임 공간과 같은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인간의 감정, 영혼과 같은 비물질적 대상이 어떻게 자본화되는지 관심이 있으며, 이를 다루는 방법으로써 공간을 이용한 조각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근작 <Connect-Disconnect-Reconnect (2021)> 는 현대 웨어러블 디자인과 게임 디자인의 심미적, 개념적 요소에 영감을 받아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훈련하는 가상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헤드기어를 조각적 모델로서 제시하고, 게임 인벤토리와 같은 상상적 디지털 공간을 전시장 쇼 윈도우라는 실제 공간 안에 재구축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입을 수 있음’과 ‘신체적 능력의 향상’이라는 개념적 지점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미소’를 트레이닝하는 헤드기어가 상정되어 제시된다. 3D 모델링, 렌더링, 3D 프린팅과 같은 일련의 프로토타이핑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조각 모델은 철제 프레임 안에 걸려 쇼 윈도우를 통해 전시된다. ‘행복’이라는 인간의 정서적 감정이 ‘미소’라는 신체적 표현과 결합한 이 상상적 장치는 결국, 성형, 라이프코칭, 자기 개발 등의 문화 안에서 사람의 몸과 정신이 계속해서 개발되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린 현실을 미래의 공상과학과 온라인 게임의 시각적 언어를 빌려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관심은 또 다른 근작 <Soft Prologue(2022)> 와 <Item Inventory2021)>를 통해 표현된다. 세라믹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통해 만든 이 프로젝트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포스트 휴먼 적 요소에서 출발한다. 게임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를 직접 조작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게임 캐릭터의 의복과 아이템은 이러한 캐릭터의 신체적 역량 혹은 능력을 증진하거나 특별한 능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현대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유사점을 공유한다. 이 두 프로젝트에서는, 게임 캐릭터의 의상과 게임 아이템, 게임 디바이스 등 시각적 디지털 요소를 조합하여 세라믹 조각 시리즈를 제작하고,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인벤토리 공간을 실제 갤러리 공간에 배치하여, 독특하고 언캐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하였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인간의 몸, 그 몸을 네트워크화된 공간과 연결시키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관한 관심이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표현되었다면,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의 인간의 감정, 휴식과 같은 비물질적인 대상들에 대한 관심, 입을 수 있는 예술 형식에 관한 관심은 초기작 ‘당신의 수면을 디자인하세요(2019)’, ‘효율적인 사람들을 위한 수면 상품들(2019)’을 통해 표현된다. 이 두 프로젝트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가속화된 시간 안에서 어떻게 잠과 휴식이라는 인간의 기본 조건이 소비주의의 24/7 시간성 안으로 스며드는지 다룬다. 라텍스로 만들어진 공기 주입형 의복들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효율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의복형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이러한 의복은 옷걸이 혹은 구조물에 올려져 진열된다. 이는 기술 발달로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본질적인 의미의 잠과 휴식을 상실해 버린 우리 삶 안에서 어떻게 인간의 기본조건이 ‘라이프 스타일’의 한 부분이 되어 소비될 수 있는 재화가 되는지 이야기한다.

이처럼 본인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디지털 매체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3D 프린팅, CNC 등과 같은 디지털 제작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라텍스 등의 특수 섬유를 이용한 의복 디자인,  세라믹과 같은 전통적 제작 방식,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혼합한 예술 세계를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